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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괴짜 정수동)

역사야톡 2022. 1. 1. 19:57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괴짜 정수동)

정수동은 역관의 집안에서 손바닥에 '수(壽)'자가 새겨져 태어난 위항 문학인으로 본명은 정지윤이다 자유 분방하여 풍습과 유행에 얽매이지 않아 벼슬을 하지 않고 권력과 금력을 풍자하며 평생을 보냈으며 술을 좋아하여 지천명(知天命)에 사망했다

위항문학(委巷文學)은 조선 후기에 중인 서얼 서리 출신의 하층계층에 의해 창작된 문학작품을 말한다 양반문학과 서민문학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중인문학이라 부르기도 하며 여항문학(閭巷文學)이라고도 한다

정수동은 김흥근 조두순 김정희 등 명사들과 교분을 나누면서 부정부패와 매관매직을 풍자하고 비난했다 김흥근과 조두순은 정1품 영의정을 역임했고 김정희는 금석학 1인자로 종1품 판의금부사를 역임했다

정수동이 서당에서 졸다가 지천을 듣자 훈장님도 졸지 않았냐고 따졌다 훈장이 공자님을 뵙고 왔다고 둘러댔다 다시 정수동이 졸다가 지천을 받자 공자님을 뵙고 훈장님 오셨냐고 묻자 공자님이 모른다고 하더라고 훈장을 골탕먹였다

영의정 김흥근의 계집종이 대감님 손자가 엽전 한 닢을 삼켰다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할아버지는 남의 돈 7만 냥을 먹고도 아무 탈도 없는데 엽전 한 닢을 먹고 무슨 탈이 있겠냐?'며 정수동이 김흥근을 조롱했다

영의정 조두순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누구는 호랑이라 하였고 누구는 도둑이라 하였다 정수동이 호랑이를 탄 도둑이라며 가슴에 호패를 달고 백성의 고혈을 빨아먹은 양반이라고 조두순을 조롱했다

세상이 다 미쳤는데 근엄하면 무엇하리
천하에 이름을 감추고 술집에서 죽으리
아이가 태어나서 우는 까닭을 그대는 아는가
한번 태어나면 온갖 시름을 겪기 때문이라네

정수동은 '그윽한 길은 혼자 가는 것이니 부디 대가의 울타리에 기대지는 말게나' 라며 시에서도 개성을 중시했다 '죽는 기분 말인가? 처음 죽어보는 거라 잘 모르겠군 내 죽은 다음에 다시 말해주지'라는 유언을 남기고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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