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만'을 버려야 한다)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만'을 버려야 한다)

만(灣)은 바다가 육지에 의해 둘러싸여 있는 곳으로 육지로 쑥 들어간 바다를 말한다 미국이 자작극을 벌이고 베트남 전쟁을 자행한 통킹만,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헐값에 사들인 알래스카만, 미국이 일본의 공격을 받은 진주만 등이 대표적인 만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만 없으면 살만하겠다'는 생각을 하곤한다 꽃만 없으면, 꽃이 없으면, 꽃도 없으면, 꽃조차 없으면, 꽃까지 없으면 등 조사에 따라 긍정이 되기도 하고 부정이 되기도 하며 뜻이 완전히 달라진다

불현듯 돌아가신 문산댁이 생각난다 몇 년 전에 고향에서 문산댁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먼 친척이 영암에서 두 번째 결혼식을 하는 모양이다 참 재주도 좋다 한번 하기도 어려운 결혼식을 두 번씩이나 한단다

-문산댁 : 저기네 막둥이가 따시 결혼식 한갑드라
-1환 : 오매 재주도 좋네 두 번 씩이나
-문산댁 : 그랑께 영암 내려와서 쓰것지야
-1환 : 응 내려가께
-문산댁 : 아야 거시기도 온다고 하더라

거시기란 말에 결혼식에 가기가 딱 싫어졌다

동창회 가려는데 누구가 온다고 하면 동창회에 참석하기 싫어지고, 회식을 가려는데 누구도 온다고 하면 회식도 가기 싫어진다 세상을 살다보면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만'이 없으면 좋겠다던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는 좋은 사람일 수 있다 좋아하는 사람만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만 싫어하는 것도 일종의 편식이다 사람을 구별해서 만날 수 없는 것이 사회생활이다

건강에 최고의 적은 스트레스라고 한다 스트레스는 적응하기 어려운 환경이나 조건에 처할 때 느끼는 심리적 신체적 긴장 상태를 말한다 미워하는 마음보다 이해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행복하다 '~만'을 버리면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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