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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전라도] 살아서도 좋고, 죽어서도 좋은 '순창'

역사야톡 2022. 6. 3. 19:57
[역사 속 전라도] 살아서도 좋고, 죽어서도 좋은 '순창'

서일환 언론학박사·첨단재활요양병원 본부장

살아서는 부안이 좋고 죽어서는 순창이 좋다는 뜻으로 생거부안 사거순창(生居扶安 死居淳昌)이라 하였다. 또한 살아서는 순창이 좋고 죽어서는 임실이 좋다는 뜻으로 생거순창 사거임실(生居淳昌 死居任實)이라 하였다. 노령산맥이 지나는 내륙산간지대에 자리한 순창은 섬진강의 지류가 많아 예부터 산도 좋고 물도 좋아 살기에도 좋고 죽어서도 좋은 고장이라 하였다.

부안군(扶安郡)은 전라북도 중서부 변산반도에 있는 군이다. 북부에는 호남평야가, 남부에는 산악지대가, 서쪽에는 서해바다와 접해 있다. 산과 들이 바다에 접하여 임산물, 농산물, 수산물 등 먹거리가 풍부하여 인심이 좋아 사람 살기에 좋은 곳으로 널리 알려졌다. 여류시인 매창과 풍류객 유희경, 직소폭포는 부안3절(扶安三節)로 불린다. 내변산과 외변산은 변산반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순창, 생거순창 사거순창(生居淳昌 死居淳昌)

임실군(任實郡)은 노령산맥에서 뻗어 내린 지맥에 위치하며 섬진강이 지나가는 산자수려(山紫秀麗)의 지형이다. 사선대(四仙臺)는 신선 네 명과 선녀 네 명이 풍류를 즐겼다는 곳이며 옥정호는 만경평야의 젖줄이자 밤낮의 일교차 때문에 피어나는 물안개가 아름답다. 한국 치즈의 원조인 임실치즈(Imsil cheese)가 유명하다. 배산임수 지형으로 조선의 8대 명당의 하나로 알려졌고 국립임실호국원이 자리했다.

순창군(淳昌郡)은 전라북도의 동남부 산간 지역에 위치한 군이다. 노령산맥의 영향으로 험준한 산이 많아 기온 차가 크고, 겨울철에 폭설이 잦다. 중앙부에 섬진강이 흘러 비옥한 분지가 발달했다. 삼한시대에는 오산(烏山), 옥천(玉川)으로, 삼국시대에는 도실(道實)이라 칭하였다. 신라의 한화 정책으로 순화군(淳化郡)으로 고쳤다. 고려 때 순창현(淳昌縣)으로 개칭됐고 조선 때 순창군(淳昌郡)으로 승격했다.

순창은 한문에서 한글로 번역된 최초의 국문번역 소설이자 조선(朝鮮) 최초의 금서(禁書)로 규정된 설공찬전(薛公瓚傳)의 무대이다. 설공찬전은 종2품 호조참판을 역임한 채수(蔡壽)가 주인공 설충란의 남매의 윤회화복을 바탕으로 현실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채수는 중종반정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벼슬을 버리고 은둔했다. 백성을 미혹한다는 이유로 중종의 명으로 원본을 불태워서 필사본만 전한다.

순창고추장, 달지도 짜지도 맵지도 않고 감칠맛

강천사(剛泉寺)는 신라 말에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창건한 천년고찰로 전국 최초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임진왜란 당시 석탑만 남고 모두 전소되어 중건했다. 아기단풍과 기암절벽으로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린다. 채계산은 회문산, 강천산과 더불어 순창의 3대 명산으로 국내에서 가장 긴 무주탑 산악 현수교인 '채계산 출렁다리'가 명물이다. 국립 회문산 자연휴양림은 항일의병 무대이며 빨치산의 근거지였다.

순창은 고추와 콩은 당분이 많고 섬진강을 끼고 있는 습지가 많은 분지라서 메주발효가 활발하며 고추장의 대명사가 되었다. 빛깔이 곱고 장맛이 깊어 달지도 짜지도 맵지도 않고 감칠맛이 나서 임금에게 진상했다고 한다. 순창 고추장은 지리적 표시제 대한민국 제8호로 지정됐다. 숙종과 경종의 어의를 지낸 이시필(李時弼)이 지은 소문사설(謏聞事說)에 순창 고추장의 제조법이 최초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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