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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3 부삭)
역사야톡
2023. 9. 19. 19:57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3 부삭)
초가집 정개에는 큰 아궁이와 작은 아궁이가 있었다 마당에는 아주 작은 아궁이가 있었다 큰 아궁이는 가마솥을 걸어놓고 보리밥을 하였고 작은 아궁이는 된장국을 끓였다 마당의 아주 작은 아궁이는 여름에 죽을 쑤었다
처마 밑에는 보리를 삶아 놓은 대나무 바구니가 걸려있었다 보리밥이 싫어 축구공으로 바구니를 맞추었다고 문산댁에게 빗땅으로 등짝을 맞았다 그래도 보리밥 대신 하얀 쌀밥을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여름에는 문산댁은 새벽에 논밭으로 나갔다가 대낮이 되면 더위를 피했다 해가 기울기 시작하며 다시 논밭으로 나갔다가 해가 지고 날이 어두워지면 돌아왔다 밀가루를 반죽해서 가볍게 저녁을 해결했다
밀가루를 반죽해서 손으로 띠어서 쓴 죽은 띤죽이라 하고 밀가루를 반죽해서 병으로 밀어서 쓴 죽은 밀죽이라 한다 일 년에 몇 번은 폿을 넣어 끓인 것은 폿죽이라 한다 광주 사람들은 띤죽을 수제비라 하였고 밀죽을 칼국수라 하였다
겨울방학이 되면 동네의 형 누나 친구 동생들은 나무하러 산으로 올라갔다 남자들은 자장개비를 꺾었고 여자들은 갈꾸나무를 하였다 가스레인지는커녕 연탄조차 없는 시골의 아궁이는 자장개비나 갈꾸나무가 대신했다
광주로 고등학교를 유학가서 처음으로 자장개비와 갈꾸나무에서 해방되어 연탄불로 바꾸었다 하지만 연탄보다 번개탄을 더 많이 이용했다 산골정에도 언젠가 연탄 보일러가 들어왔고 언젠가는 기름 보일러로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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