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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18 금반지)

역사야톡 2023. 10. 4. 19:59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18 금반지)

반지는 손가락에 끼우는 고리 모양의 장신구를 말한다 어린 시절에 토끼풀로 반지를 만들어 손가락과 손목에 끼고 다녔다 오래전부터 왼손 네 번째 손가락에 심장과 연결되는 혈관이 있다고 믿어 약손가락에 반지를 끼었다

5세나 6세나 될 무렵에 반지를 끼고 싶어서 왼손 약손가락에 링처럼 생긴 너트를 반지 대신 끼었다 오랫동안 반지처럼 끼고 다니다가 잊어버렸다 어느 날 점심밥을 먹다가 손가락에서 피가 난다고 말하면서 울었다

손가락에는 붉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손가락은 크는데 반지가 있어 손가락에 피가 통하지도 않고 상처에 곪아서 찧어지고 피가 난 것이다 쇠톱이 귀할 때라 옆집에서 빌려와서 너트를 잘랐다

큰형이 손목을 잡고 아버지가 톱질을 하였다 너트를 자르는데 어찌나 울었는지 작은형이 수건으로 입을 막고 소리를 죽였다 곪았던 손가락의 상처가 오랫동안 반지처럼 흉터로 남았다 그 뒤로 반지를 끼지 못하고 시계도 차지 못한다

반지 끼다가 손가락 자른 것이 트라우마의 일종으로 지금도 반지를 하지 않는다 심지어 시계를 차는 것도 넥타이 차는 것도 모자를 쓰는 것도 싫다 광주경철서와 광주교도서에서 손목에 차던 커다란 은팔찌 때문인지 모른다

결혼식 때 반지를 교환했다 하지만 반지는 끼고 다니지 않았다 십 년은 지난 후에 문산댁 칠순 잔치에 끼지도 않고 서랍 어느 깊은 곳에 모셔두었던 반지를 녹여 칠순 선물을 하였다 돌아가실 때까지 문산댁은 금반지를 하고 다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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