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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전라도] 벌교가 낳은 민족음악가 '채동선'과 가곡 '고향'

역사야톡 2021. 1. 28. 19:55
[역사 속 전라도] 벌교가 낳은 민족음악가 '채동선'과 가곡 '고향'

서일환 언론학박사·첨단재활요양병원 본부장

곧 있으면 설날이 돌아온다. 설날은 한 해의 시작인 음력 1월 1일을 말하며 정월 초하루, 구정, 음력설 등으로 불리며 추석과 더불어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중국, 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은 음력설을 쇠며 북한과 일본은 양력설을 쇤다. 설날에는 고향을 방문하여 차례를 지내고 세배를 하고 떡국을 먹는다. 해방 이후에는 분단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방문하지 못했고 올해는 코로나 19로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게 되었다. 고향을 가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벌교가 낳은 작곡가 채동선의 가곡 ‘고향’을 생각한다.

채동선은 전남 낙안군 벌교리(현 보성군 벌교읍)에서 만석꾼 부호 채중현의 아들로 태어났다. 경성제1고보 재학 중에 홍난파에게 바이올린을 배웠고 3.1 운동에 참여하여 일본의 감시를 받자 자퇴했다. 일본 와세다대학을 졸업하고 독일 슈테른 음악학교에서 바이올린과 음악이론을 배웠다. 독일에서 귀국하여 정지용의 시를 가곡화하여 ‘고향’을 발표했다. 조선음악가협회가 창립되자 현제명, 홍난파 등과 활동했고 우리나라 최초의 현악 4중주단을 결성해 활동했다. 창씨개명과 친일노래 작곡을 거부하며 서울 인근에서 은둔하며 민족적 절개를 지켰다.

채동선의 가곡 ‘고향’, 정지용 월북으로 금지곡 돼

채동선은 광복 직후 고려음악협회 회장, 작곡가협회 회장, 국립국악원 이사 등을 역임했다. 가곡 ‘고향’을 비롯해 ‘향수’, ‘망향’, 교성곡 ‘조국’, 우리나라 최초의 칸타타 ‘한강’을 창작했다. ‘진도아리랑’, ‘새야새야’, ‘뱃노래’, ‘도라지 타령’ 등 민요를 편곡했다. 서울대와 숙명여대에서 독일어를 가르쳤고 1953년 한국전쟁 도중에 급성 복막염으로 사망했다. 1964년 채동선가곡집이 발표됐고, 1979년 은관문화훈장이 추서됐다. 1984년 '채동선 음악상'을 제정했고 2007년 채동선 음악당을 건립했고 음악당 앞길은 채동선로로 붙여졌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

1933년 시인 정지용의 시에 작곡가 채동선이 곡을 붙인 가곡 ‘고향’이다. 정지용이 한국전쟁 당시 납북되자 금지곡이 되었다. 1950년 박화목 작시의 ‘망향’, 1960년 이관옥 작시의 ‘고향 그리워’, 1964년 이은상 작시의 ‘그리워’ 등으로 바꿔 부르다가 1988년 정지용의 시가 해금되자 다시 ‘고향’으로 불리고 있다. 정지용은 충청북도 옥천 출신으로 김기림, 이태준과 함께 구인회 회원으로 활동했고 박목월, 조지훈, 박두진 등을 등단시켰다. 해방이 되자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 중에 보도연맹에 가입했고 한국전쟁 중에 납북됐다.

‘고향’, 박화목, 이관옥, 이은상이 작시하여 불려

박화목은 분단으로 망향의 아픔을 시로 남긴 황해도 해주 출신의 아동 문학가로 정지용의 ‘고향’을 ‘꽃피는 봄 사월 돌아오면 이 마음은 푸른 산 저 너머’로 작시했다. 이관옥은 평안남도 순천 출신으로 떠나온 고향을 노래한 성악가이자 서울대 음대 교수로 정지용의 ‘고향’을 ‘내 정든 고향을 떠나와서 낯설은 타향에 외로움 몸’으로 작시했다. 이은상은 경상남도 마산 출신으로 시조부흥 운동에 앞장선 시조시인이자 사학가이자 수필가로 정지용의 ‘고향’을 ‘그리워 그리워 찾아와도 그리운 옛님은 아니 뵈네’라고 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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