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병원에피소드특집 / 44 담배)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병원에피소드특집 / 44 담배)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 고향에 내려가서 담배 한 대를 빨고 있는데 문산댁에게 요즘도 담배를 피냐는 핀잔을 들었다 담배는 가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남아메리카 멕시코가 원산지다

담배는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부터 고추 호박 등과 함께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담배는 약 429년 전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고조선 고구려는 물론 고려 시대에도 우리나라 호랑이는 담배를 피지 못했다는 것이다

담배가 도입되던 초기에는 성인 남자의 전유물이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피웠다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맞담배를 하였고 할아버지와 손자가 맞담배를 하였다 심지어 훈장과 제자가 함께 맞담배를 피웠던 시대가 고작 300년 전이다

첫 번째 담배는 아마도 중학교 때 소풍가서 은적산에서 피웠을 것이다 두 번째 담배는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 가서 경주 불국사에서 피웠을 것이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담배를 피운 것은 최루탄에 눈물 흘리며 담배 연기로 고통을 대신할 전2환 때였다

감옥에서 운동하던 중에 어느 재소자가 알려준 방법으로 다시 한 번 담배를 피웠다 교도소는 여름과 겨울밖에 없다 단 하루뿐인 짧은 가을에 국화잎을 따서 응달에 말려 성경책에 말아서 백열 전구에 불을 붙여 피웠다 담배맛은 망치로 머리를 맞은 느낌이다

1985년 3월부터 2009년 1월까지 147개월 동안에 아마도 70개월 정도는 담배를 피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세상에 가장 쉬운 것이 담배 끊기’라서 끊었다 피우기를 반복했다 결국은 영화 워낭소리 이충렬 감독의 조언으로 금연을 시작했다

2009년 1월부터 지금까지 금연을 하고 있다 아니 중간에 베트남 여행 중에 하노이에서 할아버지가 피고 있던 물담배를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한 대 피워봤다 망치가 아니라 포크레인이 머리를 때린 것 같았다

코미디언 이주일이 폐암에 걸려 ‘담배 맛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라며 죽어갔다 담배인삼공사(KT&G)는 담배를 팔아 건강을 망치게 하고 인삼을 팔아 건강을 회복하게 하는 곳이다

병원은 질병의 예방 진단 치료 재활 등을 하는 곳이다 그래서 병원 편의점에서는 술과 담배를 팔지 않는다 ‘담배가 연기되면 건강이 연기됩니다’라는 경기도 부천시 소일초등학교 정문의 초등학생 포스터를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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