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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전라도] 가사문학 특집 ③ 식영정과 임억령

역사야톡 2024. 4. 5. 19:57

[역사 속 전라도] 가사문학 특집 ③ 식영정과 임억령

서일환 언론학박사·행복한요양병원 본부장

식영정(息影亭)은 김성원(金成遠)이 스승이자 장인이던 임억령(林億齡)을 위해 전라도 담양의 창계천 언덕 위에 지어진 정자이다. 임억령이 '그림자가 쉬고 있는 정자'라는 뜻으로 식영정이라 명명했다. 성산(星山)의 언덕과 창계천 계곡에 자리하고 있는 식영정, 부용당, 서하당 등이 송림과 배롱나무 등이 아름다운 원림을 구성하고 있어 담양 식영정 일원(潭陽 息影亭 一圓)이라 하며 명승 제57호로 지정됐다.

서하당(棲霞堂) 김성원(金成遠)은 임억령(林億齡)의 사위이자 김윤제의 문인으로 정철과 함께 수학했다. 1592년 동복현감에 재임 중에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활동에 나섰으나, 1596년 조카인 의병장 김덕령이 무고(誣告)로 옥사하자 은둔했다. 1597년 정유재란이 일어나자 어머니를 업고 피난하던 중 왜병을 만나 생을 마감했다. 김성원은 임억령, 고경명, 정철과 더불어 성산사선(星山四仙)으로 불렸다

식영정, 김성원이 임억령을 위해 지어

석천(石川) 임억령(林億齡)은 청백리 박상(朴祥)의 문인으로 금산군수에 재임 중에 동생 임백령(林百齡)이 을사사화에 가담하자 자책을 느끼고 벼슬을 사퇴했다. 다시 등용되어 강원도관찰사를 거쳐 담양부사를 역임했다. 식영정을 중심으로 성산가단을 열어 호남의 사종(辭宗)으로 칭송받았다. 임백령은 을사사화를 주도하여 정난위사공신 1등에 책록되어 부정부패를 자행했고 사후에 훈작이 삭탈됐다.

식영정에는 송순, 김윤제, 김인후, 기대승, 양산보, 김성원, 정철, 고경명, 백광훈 등 많은 선비가 다녀갔다. 제자 김성원과 스승 김윤제가 식영정과 환벽당 사이로 흐르는 창계천에 무지개 다리를 놓고 서로 왕래했다고 한다. 창계천은 배롱나무가 많은 개울이라 하여 자미탄이라 불렸다. 식영정에는 겨울에는 홍매,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자미,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답게 피어난다.

식영정, 그림자가 쉬고 있는 정자

<어떤 지나가는 손님이 성산에 머물면서 서하당 식영정 주인아 말을 들어보소. 인간 세상에 좋은 일이 많건마는 ~ 이전에 달 아래서 혹시 만나지 아니하였는가. 손님이 주인에게 이르기를 그대가 곧 진선인가 하노라> 성산별곡(星山別曲)은 정철이 서하당과 식영정 사계의 경치와 김성원에 대한 흠모의 정을 담은 작품으로 서사(緖詞), 춘사(春詞), 하사(夏詞), 추사(秋詞), 동사(冬詞), 결사(結詞)로 구성되어 있다. 성산(星山)은 담양군 창평면 지곡리의 옛 지명이다.

송순의 면앙정, 임억령의 식영정, 김윤제의 환벽당, 양산보의 소쇄원 등을 중심으로 호남가단(湖南歌壇)을 형성했다. 면앙정가단의 면앙정가(俛仰亭歌)와 성산가단의 성산별곡(星山別曲)이 대표적인 호남가단(湖南歌壇)의 작품이다. 면앙정은 가사문학의 산실이며 송강 정철에 영향을 주었다. 임억령, 김성원, 정철, 고경명을 '식영정 사선(四仙)'이라 일컸는다. 식영정, 환벽당, 소쇄원은 한 동네에 명승 3개 있는 국내 유일 일동삼승(一洞三勝)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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