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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나의 삶 나의 인생 특집 80 / 편식(偏食)은 보약보다 좋다 3)

역사야톡 2024. 10. 31. 19:54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나의 삶 나의 인생 특집 80 / 편식(偏食)은 보약보다 좋다 3)

산골정에 가끔 내려간다. 시골집에는 음식솜씨가 매우 좋은 형수님이 계셔서 호박에 묻힌 맛이나 살아있는 게를 무친 게를 먹기도 한다. 낙지젓은 물론 활실이젓, 벤댕이젓, 명란젓, 새우젓 등 오만가지 젓갈을 먹을 수 있어 좋다.

또한 돼지주물럭, 갈치조림, 병치회와 더불어 싱싱한 상추나 무잎을 겉절이 하여 먹을 수 있어 좋다. 그런데 문산댁은 음식솜씨가 안 좋아도 너무 안 좋다.

-막둥이 : 엄마 국 간 봐는가?
-문산댁 : 뜨거운지 으뜨게 본다냐
-막둥이 : 맛이 너무 없어 먼 맛인지 모르겠어
-문산댁 : 짜면 물쳐먹고 싱거먼 장쳐먹어라
-막둥이 : 도저히 못먹것어
-문산댁 : 그래도 개주기 아까운께 많이 머거라

이 밥을 먹으면 개가 굶을 것이고 이 밥을 남기면 문산댁이 서운할 것인데 먹어야 하나 남겨야 하나 갈등했다. 이제는 맛없는 음식이라도 차라 줄 문산댁이 없다는 것이 서러울 뿐이다. 문산댁이 떠난 후로 편식하지 않는다.

다만 좋아하는 것은 맛있게 먹고 안 좋은 것은 말없이 젓가락을 보내지 않는다. 그냥 입맛이 없다고 말하는 지혜를 터득했다. 그래도 사람은 편식하지 않고 지위고하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다양하게 만나고 있다.

서하객(徐霞客)은 장쑤성(江蘇省)에서 태어난 명나라의 지리학자이자 탐험가이다. 22세가 되자 명산대천을 여행하고 32년 동안 일기 형식의 서하객유기(徐霞客遊記) 20권을 남겼다. 동쪽의 저장성(浙江省), 서쪽의 산시성(山西省), 남쪽의 윈난성(雲南省) 북쪽의 허베이성(河北省) 등 16개 성(省)을 여행하고 "오악을 돌아보면 다른 산들이 보이지 않고 황산을 돌아보면 오악이 보이지 않는다."라는 말을 남겼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명산대천을 탐험했던 서하객처럼 사람을 편식하지 않고 두루 사귀고 싶다. 돈이 있든지 없든지, 힘이 있든지 없든지, 권력이 있든지 없든지, 학벌이 있든지 없든지, 나이가 있든지 없든지 모두가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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