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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나의 삶 나의 인생 특집 34 / 용봉골에 위리안치 1)

역사야톡 2024. 8. 28. 19:52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나의 삶 나의 인생 특집 34 / 용봉골에 위리안치 1)

1988년 벽두에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등하교길에 체포의 위험을 없애기 위해 1년 동안 학교에서 생활했다. 잠자리는 오늘은 학생회, 내일은 편집실, 모레는 써클룸에서 새우잠을 잤다. 식사는 아침은 굶고 점심은 학생회관 구내식당, 저녁은 반룡마을 라면집에서 끼니를 때웠다. 겨울에 시작된 동가숙 서가식(東家宿 西家食) 생활은 겨울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가끔씩 월담하여 사우나를 다녀오기도 하였다.

1988년 3월 서울대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남북한 국토종단순례 대행진과 민족단결을 위한 남북한 청년학생 체육대회를 제안했다. 4월 서울대 총학생회 산하 '조국의 평화와 자주적 통일을 위한 특별위원회'에서 6월 10일에 판문점에서 실무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6월 10일 전대협 학생들이 연세대에 집결하여 판문점으로 행진하였으나 공권력에 의해 원천 봉쇄되자 8월 15일 제2차 남북학생회담 개최를 선언했다.

민족전대 오월대는 6월 10일 남북학생회담을 위해 대규모 원정을 떠나고 외롭게 총학생회실을 지켰다. 경찰들이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은 물론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검문 검색을 통해 대학생들의 서울 상경을 원천 봉쇄했다. 한 명의 학생을 백 명의 경찰이 잡지 못했다. 500여 명의 오월대원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연세대로 진입했다.

6월 10일 연세대에서 개최되는 6.10 남북학생회담 출정식 자체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전투경찰을 학교에 집입했다. 오월대원들은 백골단이 도망갈 정도로 용감하게 싸웠다고 한다. '민족전대 대동단결' 티샤츠를 입고 광주로 내려온 오월대원들은 한 명도 없었다. 이화여대 · 숙명여대 · 상명여대 등 여학생 옷을 쫄티처럼 입고 돌아왔다. 여학생들이 오월대원 옷을 기념으로 가져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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