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나의 삶 나의 인생 특집 47 / 중학교 동창회 1)
서호중학교 5회 졸업생들은 매년 봄에는 서울이나 영암에서 1박 2일로 동창회를 갖는다. 누구는 밥을 하고 국을 끓이고, 누구는 설겆이를 하고 청소를 하고, 누구는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른다. 동창회를 하면 누구 부모가 어떻고 누구 자녀가 어떻고 하는 시골 소식을 모두 들을 수 있다. 도시가 고향인 사람들은 생각할 수 없는 우리만의 특권이다.
서호중학교 총동창회는 매년 12월 서울 프레지덴트 호텔에서 송년회를 개최한다. 봄에는 체육대회, 가을에는 산행을 갖는다. 광주에 사는 관계로 매년 다니지 못하지만 가끔씩은 참석한다. 서호중학교는 1974년 개교했고 2021년부터 장천국민학교와 통합하여 운영하여 2023년 47회 졸업식을 하였다. 지금까지 장천국민학교는 5,300여 명, 서호중학교는 3,500여 명이 졸업했다.
중학교를 졸업한 지 벌써 30년이 넘었다 많은 세월을 친구들과 함께 추억을 나누며 살아 왔다. 이제는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들이 많은 중년이 되었다. 영암 서호에서 '장천교', '서호북교', '서산교' 등 3개 국민학교 남자 120명 여자 100명 총 220여 명이 서호중학교를 다녔다. 그리고 2015년 꽃피는 봄날에 60여 명이 영암 월출산에 모여 동창회를 하였다. 1박 2일은 너무 짧았다. 원도 없이 한도 없이 마시고 취하고 노래를 부르고 소리를 질렀다. 월출산 기찬묏길 산행과 강진만 가우도 출렁다리도 다녀왔다. 아픈 몸으로 참석한 ‘ㄴ진’의 건강을 기원했고 십시일반 돕기로 결정하여 동창들이 힘을 모았다.
노래방 기계까지 깨뜨렸던 ‘ㅇ동’ 아내와 22살의 차이가 나는 ‘ㅁ옥’ 할머니가 되어 버린 ‘ㅁ숙’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나락도둑이자 회장인 ‘ㅅ우’와 키다리 ‘경7’, 똥파리 ‘ㅅ필’, 깨끗한 교감 ‘ㅈ환’ 등 전 회장들도 참석했다. 행사를 준비한 ‘ㅅ채’, ‘5근’, ‘ㄱ호’, ‘ㅁ선’ 등 집행부들이 욕봤다. 서호중학교 교가 소리보다 왕음치 ‘ㅅ남’의 ‘뿐이고’ 노래가 더 추억이 되었다.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ㅅ남’이 음반을 취입하기로 결정했다. 법률 문제로 '3kg'로 개명한 혀가 짧은 '5근'이가 지것은 그냥 놔두고 ‘남자들 좆구하러 가자’고 말하여 웃음바다가 되었다.
-3kg : 똥광 팔광 두 개 파라 불고 죽어 불란다
-키다리 : 야 임마 어째서 똥 팔 2개를 파라 부냐
-똥팔2 : 에징간이 놀려라 내가 곧 있으면 며느리를 보는데 기분 나빠서 인자 화투 그만 할란다
고스톱을 하다가 똥팔이는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다고 키다리의 장난말 덕분에 재끼판을 엎어 버렸다. 똥팔이 인생에 처음으로 노름에서 돈 따서 지갑이 두꺼워진 날이 되었다. 과거보다 현재가 훨씬 행복하고 현재보다 미래가 훨씬 희망적이다. 먼 훗날 노인이 되면 소년 시절도 청년 시절도 중년 시절도 모두 행복했었노라고 추억할 것이다.
#서일환의역사야톡 #서일환의역사이야기 #행복한요양병원 #나의삶나의인생특집 #동창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