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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나의 삶 나의 인생 특집 53 / 형제, 하늘이 내려주신 벗이다 3)

역사야톡 2024. 9. 24. 19:53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나의 삶 나의 인생 특집 53 / 형제, 하늘이 내려주신 벗이다 3)

첫째 형은 영암에서 고향을 지키며 이장, 청년회장, 소방대장 등을 하면서 100여 마지기의 농사를 짓는 농부이다. 노인들을 대신하여 학파농장에서 이양기로 모를 심고, 드론(drone)으로 농약을 하고, 콤바인으로 탈곡을 한다. 농한기가 되면 형수님과 함께 문산댁을 이어 산자(糤子)를 만들어 판매하는 전통한과 제조업자이자 각종 건물을 시공하고 관리하는 작은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건축업자이다.

형수님은 집안의 큰며느리로 시부모를 40년 동안 모신 효부이자 산자의 명인이다. 큰딸과 작은아들이 아직 결혼을 안 해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지 못했다.

둘째형은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젊어서 서울에 올라가서 낮에는 동사무소에서 근무하고 밤에는 야간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형제 중에서 가장 효성이 지극했고 우애가 깊었다. 군대를 제대하고 제빵기술을 배워 제과점을 운영하며 첫째딸을 낳고 둘째아들을 낳고 성실한 가장으로 열심히 살았다.

조카들이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 어느 날 새벽에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을 전하는 전화가 왔다. 부랴부랴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삼육병원으로 달려갔다. 차디찬 시신에 되어 문산댁보다 먼저 하늘로 날아갔다. 파주 보광사에 모셨다가 산골정의 문산댁 옆으로 이장했다. 형수님과 조카들은 다행히 건강하게 잘살고 있다.

셋째형은 초중고등학교를 같이 다녔다. 해양대학교를 졸업하고 기관사가 되어 해운회사에 입사하여 상선을 타고 오대양 육대주를 누볐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취득한 선반기술을 바탕으로 공장을 차렸다. 꼭두새벽에 출근하고 한밤중에 퇴근하여 작은 공장을 거대한 기업으로 발전시켰다. 1공장, 2공장, 3공장에 자동선반 수십 대에 수백 명의 직원을 둔 600만 불의 사나이가 되었다. 셋째 형은 집안의 좋은 일과 슬픈 일이 생기면 언제나 앞장서서 생사고락을 함께하고 있다.

형수님은 기업의 사장이자 요리사로 기업을 이끌고 있다. 첫째아들은 한양대를 졸업하고 한전에 입사하여 최연소 팀장이 되어 사내 결혼을 하여 아들까지 낳았다. 둘째딸은 국민대를 졸업하고  9급 공무원에 합격하여 구청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제는 부모님을 먼저 보내고 삼형제만 남았다. 우리 형제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4분을 4월 첫째 주 토요일에 낮에 묘지에서 합동제사를 지낸다. 문화나 풍습은 집안마다 다를 수 있다.

혹시 3형제 중에서 마지막 남은 형제가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4분의 묘와 3형제의 묘를 없애자고 약속했다. 조카들이 얼굴도 보지 못한 증조부모와 조부모의 제사로부터 해방하기 위해서이다. 살아있는 동안 형제들과 조카들이 오순도순 살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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