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나의 삶 나의 인생 특집 58 / 아들아 내 딸들아 서러워 마라 3)
딸의 고등학교 3년 생활은 아들의 논산훈련소 신병훈련보다 힘들었고, 엄마의 시집살이보다 힘들었고, 아빠의 감옥살이보다 힘들었다. 고3 딸 때문에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다름이 아니라 자명종 소리였다.
새벽 4시면 어김없이 '따르르 능 ~~~' 울린다. 잠에서 깨어나 자명종이 멈추기를 기다린다. 참다 못하고 딸의 방문을 열면 그때야 자명종을 끄고 다시 잠을 잔다. 새벽 4시 반, 5시, 5시 반, 6시, 6시 반 자명종과 싸움은 계속된다.
-좋은 아빠 : 넌 알람을 왜 새벽에 맞추어 놓는 거냐?
-얄미운딸 : 일어나기 위해서 맞추는 거죠
-좋은아빠 : 그럼 왜 아빠가 니 방에 가면 그때야 알람을 끄느냐?
-얄미운딸 : 그때 일어났으니까 그러죠
-좋은아빠 : 그럼 왜 또다시 자느냐?
-얄미운딸 : 잠이 오니까 자는 거죠 왜 자겠어요
한번은 딸을 깨우지 않고 아빠도, 엄마도, 오빠도 모두 집에서 내갔다. 딸은 혹시나 깨워주겠거니 하고 잠을 자다가 늦게까지 잠을 잤다고 한다. 학교에서는 딸은 핸드폰도 없고, 집이나 부모의 전화번호도 모르고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단다.
결국, 늦잠을 자고 점심시간에야 학교에 등교했다고 한다. 그 뒤로부터는 늦잠을 자거나 지각을 하지는 않는다. 고3 딸의 수능이 끝난 후로도 자명종 소리도 없는 새벽 4시에 파브르의 개처럼 자명종 소리도 없는데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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