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뽀뽀뽀)
아빠가 출근할 때 뽀뽀뽀
엄마가 안아줘도 뽀뽀뽀
만나면 반갑다고 뽀뽀뽀
헤어질 땐 또 만나요 뽀뽀뽀
우리는 귀염둥이 뽀뽀뽀 친구
뽀뽀뽀 뽀뽀뽀 뽀뽀뽀 친구
많이 들었던 국민동요 '뽀뽀뽀' 노랫말이다 하지만 나의 고향인 산골정은 자자일촌으로 뽀뽀하기에는 거시기했다 동네 어르신들 때문에 아이들은 아버지나 어머니하고 껴안거나 뽀뽀조차 하지 못했다 아빠가 되어서도 아들과 딸을 껴안거나 뽀뽀가 어색했다
어린시절 치아가 흔들리면 치아를 묶은 명주실을 문고리와 연결했다 누군가 방문을 열면 이빨이 빠졌다 빠진 이빨은 까치가 물어가라고 초가집 지붕 위에 던졌다 까치가 수많은 이빨을 물어갔다
가끔씩 도시로 올라오는 시어머니가 집을 찾아오지 못하도록 아파트 이름을 어렵게 지었다는 말도 있었다 틀니를 하신 할머니의 젓가락이 지나간 반찬에는 손자와 손녀의 젓가락이 가지 않는다고 한다
'역사야톡' 집필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이빨을 빼고 임플란트로 교환했다 벌써 상하좌우에 다섯 개의 임플란트가 자리했다 100주년 특집 집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또다시 이빨을 빼야 한다 나이와 반비례하는 이빨의 개수가 나를 슬프게 한다
임플란트가 아니라 틀니였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키스가 가능할까 생각하며 웃어본다 키스 대신 뽀뽀로 대신할까 생각하면 슬퍼진다 사랑하는 사람과 겸상도 못하고 혼밥을 해야 하나 생각하니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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