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식민지 예술인 특집 / 5 삼불차의 작가 ‘조지훈’)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조지훈의 ‘낙화’의 일부이다
조지훈(趙芝薰)은 경북 영양에서 조헌영의 둘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해방 이후 초대, 2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조지훈의 본명은 조동탁(趙東卓)이고 독학으로 중학을 마치고 동국대학교를 졸업했다
문장지에 한국의 여인상을 표현한 ‘고풍의상’과 여승의 춤추는 모습을 그린 ‘승무’를 발표하고 정지용의 추천을 받아 등단했다 조지훈은 박목월 박두진과 함께 청록파의 한 사람으로 '청록집'을 공동으로 발간했다
일제의 탄압을 피해 오대산 월정사에 은거했고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일제에 검거되어 고초를 받았다 해방이 되자 서울로 올라와서 경기여고 교사와 동국대학교 강사를 거쳐 고려대학교 교수가 되었다
조지훈은 1960년 3월 새벽지에 수필 ‘지조론’에 ‘변절자를 위하여’라는 부제를 붙여 발표했다 지조론은 일제 강점기의 친일파들이 해방이 되자 과거 친일 행적에 대한 반성은커녕 독재정권에 빌붙어 지조 없이 변절을 일삼는 세태를 비판했다
조지훈은 일제에 끝까지 협력하지 않았고 독재정권을 반대하며 민족적 정서와 전통에 대한 향수를 담은 많은 작품을 남겼다 시집 ‘조지훈 시선’, 평론집 ‘지조론’, 시론집 ‘시의 원리’, 수필집 ‘시와 인생’, 번역서 ‘채근담’ 등을 남겼다
조지훈의 생가 호은종택(壺隱宗宅)에는 400년 가깝게 ‘세 가지를 빌리지 않는다’는 삼불차(三不借)가 이어온다 첫째는 재불차(財不借) 재물을 빌리지 않는다 둘째는 문불차(文不借) 문장을 빌리지 않는다 셋째는 인불차(人不借) 사람을 빌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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