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식민지 예술인 특집 / 12 행방불명된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 얼룩백이 황소가 /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1927년 정지용이 발표한 시 ‘향수’의 일부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 그리운 고향은 아니러뇨 / 산꿩이 알을 품고 / 뻐꾸기 제철을 울건만 /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 1932년 발표한 정지용 시 ‘고향’의 일부다
정지용(鄭芝溶)은 충북 옥천에서 태어나서 12세 때 결혼했다 휘문고보 재학 중에 3.1운동에 참여하여 무기정학을 받았고 일본 도시샤대학을 졸업했다 한국의 대표적 서정시인으로 조지훈 박목월 박두진 윤동주 이상 등을 추천했다
1942년 이후 붓을 꺾고 글을 쓰지 않았다 정부수립 이후 보도연맹에 강제로 가입되어 전향 강연에 종사했고 한국전쟁 중에 행방불명이 되었다 월북했는지 납북됐는지 정확하지 않았지만 남한에서는 금기의 인물이 되어 '정X용'으로 표기됐다
1930년대 ‘시는 정지용 소설은 이태준’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정지용의 시는 아름답고 화려했다 1988년 해금되어 국어 교과서에도 ‘향수’가 실렸다 하지만 아직도 분단의 장벽으로 금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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