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10 테레비)

역사야톡 2023. 9. 26. 19:58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10 테레비)

어린 시절 산골정에는 텔레비전이 없어 영구집권을 위한 유신헌법을 ‘한국적 민주주의’라던 뉴스도 라디오를 통해 들었고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라던 홍수환의 4전 5기의 권투도 라디오로 들었다

국민학교 몇 학년 때인가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우산양반집에 처음으로 금성 흑백 테레비가 들어왔다 4개의 다리가 달린 상자에 달린 자바라를 좌우로 열면 테레비 화면이 나온다

여름이면 마당에 덕석을 깔고 모깃불을 피우고 동네 사람들이 함께 보았고 겨울이면 친척들만 겨우겨우 들어가서 테레비를 볼 수 있었다 그나마 9시 뉴스가 모두가 귀가하는 약속을 지켰다

아∼∼ 아하∼아아아아∼ 하고 외치는 ‘밀림의 왕 타잔’ 전 국민을 반공방첩의 전사로 만든 ‘전우’ 미국의 위대함을 알려준 ‘600만불의 사나이’ 등을 금성 흑백 테레비로 보았다 범죄자를 잡는 ‘수사반장’과 간첩을 잡는 ‘113수사본부’도 인기였다

라디오로 듣던 ‘전설따라 삼천리’를 테레비로 ‘전설의 고향’으로 보았다 우리 동네의 모습이 테레비로 나오는 ‘전원일기’는 신기할 뿐이었다 무엇보다도 박치기왕 김일의 레슬링에 이노키에게 승리할 때는 모두가 애국자가 되었다

초가집에서 기와집으로 바뀌고도 몇 년이 지나서 우리집에도 칼라 테레비가 들어왔다 프로야구 개막식에서 하연샤츠에 검정조끼를 입고 시구를 하던 전두환의 대머리를 칼라로 처음 보았다 동대문구장에는 관중보다 경호원이 많았다고 한다

#서일환의역사야톡 #서일환의역사이야기 #행복한요양병원 #고향특집 #테레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