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전라도] 전라도사찰 특집 ⑥ 비구니 사찰 순창 강천사
서일환 언론학박사·행복한요양병원 본부장
순창군(淳昌郡)은 전북 특별자치도 남부에 있는 군으로 북서부에 노령산맥(蘆嶺山脈)이 솟아있고 동남부에 섬진강(蟾津江)이 흐른다. 백제는 도실군(道實郡), 신라는 순화군(淳化郡)으로 불렸고 고려 때 순창군이 되었다. 동쪽에는 우리나라 최고 산악전도가 있는 용궐산(龍闕山), 서쪽에는 호남의 5대 명산인 내장산(內藏山), 남쪽에는 사계절 흰 눈이 쌓여 있는 것 같은 설산(雪山), 북쪽에는 남부군의 활동거점이던 회문산(回文山)이 있다. 중앙부에는 수만 권의 책을 쌓아 놓은 형상의 채계산(釵笄山)과 용이 꼬리를 치며 승천하는 형상의 강천산(剛泉山)이 있다.
비구니 사찰 강천사, 도선국사가 창건
강천산(剛泉山)은 산림청에서 지정한 대한민국 100대 명산이자 1981년 대한민국 최초로 군립공원 제1호로 지정됐다. 두 마리의 용이 하늘을 향해 꼬리를 치며 승천하는 것 같아 용천산(龍泉山)이라 불렸으나 도선국사(道詵國師)가 강천사를 창건하고 골짜기마다 단단한 암반 위로 깨끗하고 맑은 물이 샘처럼 솟아 흘러 강천산으로 바꾸었다. 강천산은 광덕산, 산성산의 세 산으로 구성되어 있고 깊은 계곡과 맑은 물, 기암괴석과 절벽이 어우러져 ‘호남의 소금강(小金剛)’으로 불린다. 왕자봉과 신선봉을 연결하는 현수교는 강천산 최고의 명물로 손꼽는다.
강천사(剛泉寺)는 조계종 제24교구 본사인 선운사의 말사(末寺)로 887년 신라 진성여왕 때 도선국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도선국사는 “머리카락과 수염이 없는 사람이 있어야 빈찰(貧刹)이 부찰(富刹)로 바뀌고 도량이 정화된다.”라고 예언했다. 1316년 고려 충숙왕 때 덕현선사가 중창하고 오층석탑을 세웠다. 임진왜란 당시 석탑만 남고 모두 전소되어 1606년 조선 선조 때 소요대사가 중창했다. 한국전쟁으로 또다시 소실되어 복원하여 비구니 수도 도량으로 전승되고 있다. 강천산, 광덕산, 산성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물이 강천제에 머물다가 섬진강으로 합류한다.
순창고추장, 지리적 표시제 제8호
‘단월야행(檀越夜行)’은 강천산군립공원에서 여름철을 맞아 ‘설공찬전’을 모티브로 형형색색의 야간조명과 함께하는 펼쳐지는 미디어쇼이다. 6월 15일부터 11월 9일까지 매주 토요일 저녁에 야간 개장하고 7월 26일부터 8월 25일까지 매일 저녁에 야간 개장한다. 설공찬전(薛公瓚傳)은 조선 중종 때 최초의 국문 번역 소설로 채수(蔡壽)가 순창에 살던 설공찬이 주인공으로 반역해서 집권하면 왕이라도 지옥에 떨어진다며 중종반정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원본은 금서로 지정되어 왕명으로 모조리 불태워져 전하지 않지만 소설의 대중화를 이룬 작품이다.
순창은 간장, 된장과 함께 우리나라 전통 발효식품인 고추장의 고장이다. 1433년 세종 때 노중례(盧仲禮)가 편찬한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 산초(山椒)를 원료로 만든 초장을 만들었다고 기록됐다. 1740년 영조 때 이표(李杓)가 편찬한 요리책 소문사설(謏聞事說)에 ‘순창고초장조법(淳昌苦艸醬造法)’이 기록됐다. 고추가 임진왜란을 통해 조선으로 전래하자 산초 대신 고추를 대체품으로 사용하여 고추장이 만들어졌다고 전한다. 순창은 섬진강이 있어 습지가 많은 분지 지역으로 발효가 활발히 이루어진다. 순창고추장은 지리적 표시제/대한민국에 제8호로 등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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