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나의 삶 나의 인생 특집 21 / 호적(戶籍)에 붉은 줄을 긋고 1)
광주교도소는 6.29 선언으로 양심수들이 모두 석방됐고 서일환은 노동자 대투쟁으로 구속되어 6개 방이 줄줄이 있는 0.75평의 독방에는 혼자 살았다. 독방의 하루는 아침 먹고 책보고 점심 먹고 책보고 저녁 먹고 책보고 종일 책과 씨름을 하는 곳이다. 오전이나 오후에 한 시간 동안 아무도 없는 빈 운동장에서 운동하는 것이 그나마 가장 바쁜 시간이다. 독방에서 살게 되면서 사람의 소중함을 새삼 알 수 있게 되었다.
교도소 이발사가 영암이 고향이라며 잘해줬는데 며칠 만에 석방이 되었다가 며칠 만에 다시 구속되어 들어왔다 석방되던 날 저녁에 당직하는 교도관의 집으로 찾아갔다고 한다고 동료 교도관이라 소개하고 남편이 사고 쳐서 급하게 돈을 가져오라고 했다고 한다. 결국 사기죄로 다시 구속됐다고 하였다. 그래도 이발 하나는 최고로 잘하는 깍새였다.
독방에도 밤이 되면 복도에 불이 꺼지고 적막이 감돌고 복도 끝에서 괘종소리까지 들린다. 하지만 열두시 반부터 한시, 한시 반까지 땡하고 한 번 울리는 종소리는 시각을 분간할 수 없다. 갈 데도 없고, 갈 수도 없는 좁디좁은 독방에서 몇 시인지 모른다는 것이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시간이 지나야 출소하는 감옥에서 시간의 소중함을 다시 각인되는 시간이다.
#서일환의역사야톡 #서일환의역사이야기 #행복한요양병원 #나의삶나의인생특집 #호적 #붉은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