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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나의 삶 나의 인생 특집 22 / 호적(戶籍)에 붉은 줄을 긋고 2)

역사야톡 2024. 8. 12. 19:52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나의 삶 나의 인생 특집 22 / 호적(戶籍)에 붉은 줄을 긋고 2)

교도관이 같은 일라면서 자기가 조카 된다면 아제라고 불렀다. 옆방에 있는 붉은 명찰을 조심하라고 하였다. 붉은 명찰은 성균관대 CA파 소속이라고 했으나 마음을 열지 않았다. 통방을 통해 몇 가지 질문을 하였으나 신분이 알쏭달쏭 하였다. 한 달 정도 지나고 붉은 명찰은 만기 출소하여 전남대 총학생회에 찾아가서 서일환이 보냈다면 돈 30만 원을 받아 갔다고 한다.

붉은 명찰의 정체는 석방되기 직전에 알았다. 붉은 명찰은 보안대 장교를 사칭하고 장교 숙소에 장교 부인에게 돈을 뜯어 갔는데 가방 속에 군사지도가 있어 강간죄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빨간 명찰을 찼다고 하였다. 그리고 혼거방에서 방짱이 강간을 재현하라고 하자 대들다가 독방으로 징벌을 받으러 왔다고 하였다. 시국사범은 가슴에 빨간 명찰을 차고 독방은 양심수 수용이나 징벌방으로 사용된다.

교도소의 저녁은 추석이 지나기도 전에 겨울보다 추웠다. 교도소는 여름과 겨울밖에 없다고 한다. 교도소는 독방은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 책 50여 권을 머리맡에 두고 읽은 책을 오늘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내일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옮긴다. 열 번을 읽어도 읽었던 책도 있었다. 오전에 읽은 책을 오후에 다시 읽어도 읽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시국사범을 독방에 넣었을 것이다.

어느 날 검찰의 특별 송치가 있다고 연락이 왔다. 교도관이 특별 검치는 빽있는 사람들의 검찰청을 다녀오는 특혜라고 하였다. 검사를 만났는데 다짜고짜 반성문을 쓰라고 하자 잘못한 것이 없어 반성문을 쓸 수 없다고 하였다. 검사는 반성문을 써야 외출이라도 시켜줄 수 있다고 하였다. 설마 감옥에서 송치도 아니고 외출을 시켜준다는 말에 의구심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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