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나의 삶 나의 인생 특집 46 / 중학교 홈커밍데이)
김남수 음악 선생님이 1학년을 마치고 앞집 아줌마와 뒷집 아줌마의 사과 먹는 이야기를 남기고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셨다. 문가연 도덕 선생님이 2학년을 마치고 다시 앞집 아줌마와 뒷집 아줌마의 사과 먹는 이야기를 남기고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셨다. 김남수 선생님이 사과 이야기를 하실 때는 이해하지 못했는데 문가연 선생님이 다시 사과 이야기를 하실 때야 이해를 하였다.
<한 동에 앞집과 뒷집의 아줌마가 각각 사과 한 박스를 선물로 받았다. 물론 사과 박스에는 싱싱한 사과도 있었고 썩어가는 사과도 있었다. 앞집 아줌마는 매일 좋은 사과를 골라 먹었고 뒷집 아줌마는 매일 썩어가는 사과부터 먹었다.> 김남수 선생님도, 문가연 선생님도 '여러분들은 어떤 사과부터 먹겠냐?'라고 물었다. 김남수 선생님의 질문에 생각을 못했고 문가연 선생님 질문에 답을 찾았다.
2011년 중학교 졸업 30주년 기념행사 위원장이 되어 홈커밍데이를 갖었다. 김남수 선생님, 송연일 선생님을 비롯해 불혹(不惑)을 넘기기 지천명(知天命)을 앞두고 영암, 목포, 광주, 서울 등 전국에서 친구들이 모였다. 무엇이 바쁘다고 출세하여 고급차를 타고 온 친구들도 있었고, 먼저 세상을 떠나버린 함께하지 못한 친구들도 있었다. 학벌·직업·빈부의 차이를 떠나서 오랫만에 만난 친구들이 너무 좋았다.
<바닷가 친구는 젊어서부터 열심히 노력하여 많은 돈을 벌었다. 늙어서는 다리는 관절염으로, 허리는 디스크로, 머리는 뇌경색으로 고생하며 모든 연금을 병원비로 사용하여 가난하게 살아갔다. 산골 친구는 젊어서는 노래하고, 글을 쓰며 가난하게 살았다. 늙어서는 노래와 책의 인세로 행복하게 살갔다.> 김남수 선생님은 바닷가 친구처럼 미련하게 살지 말고 산졸 친구처럼 현명하게 살라고 당부했다.
광주에 사는 20여 명의 친구들은 년에 대여섯번 모임을 갖는다. 상갓집도 있고 결혼식도 있다. 중간 중간에 얼굴을 잊지 않기 위해 모여서 소주잔을 기울인다. 함께 소주를 마시던 친구가 요절하여 장례를 치르던 날 많은 친구들이 모여 눈물을 흘렸다. 요즘은 설날과 구정 전날에 영암에서 골프를 한다. 얼마 전부터 회갑 기념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매달 돈을 모으고 있다. 그때까지 건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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