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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나의 삶 나의 인생 특집 61 / 문산댁, 생사기로(生死岐路)에서 보름 동안 1)

역사야톡 2024. 10. 6. 19:56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나의 삶 나의 인생 특집 61 / 문산댁, 생사기로(生死岐路)에서 보름 동안 1)

2018년 추석 연휴에 문산댁이 큰아들, 큰며느리, 큰손녀, 큰손자와 함께 고창 선운사에 갔다고 한다. 큰아들, 큰며느리의 입장에서 처음으로 시집와서 명절에 영암집을 비웠을 것이다.

막내아들, 막내며느리도 덕분에 영암으로 내려가지 않고 연휴를 만끽했다. 큰손자가 붉은 상사화가 만발한 선운사 여기 저기를 휠체어를 밀고 다니면서 할머니를 구경시켜 주었다고 한다.

문산댁이 여행하고 있는 선운사로 갈까 말까 수십 번 수백 번 고민하다가 결국 큰아들과 큰손자의 몫으로 돌리고 하던 일을 계속했다. 큰손자가 어린 시절 월출산에서 식당을 하던 부모를 대신하여 자기를 돌봐준 할머니의 은혜에 보답했다면서 앞으로 자주 모시고 여행을 다니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그리고 처음으로 할머니가 풍천장어를 잘 드신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12월 첫 번째 일요일 아침에 그냥 운전대를 잡고 출발했다. 나도 모르게 영암으로 가고 있었다. 산골정에 도착했는데 집에는 아무도 없어서 소호정 옆에 있는 회관으로 걸어갔다. 회관에는 문산댁은 동네 아짐들과 화투를 치고 계셨다. 겨울이면 회관에 모여서 식사하고 화투를 치고 연속극도 본다. 몇 년 전부터 문산댁 지갑에는 10원짜리 동전으로 500원 정도 있었다.

-문산댁 : 출근도 안고 믄 일로 왔냐?
-1환 : 일요일인지 믄 출근이란가
-문산댁 : 한별이랑 채린이는 잘 있냐? 애기 엄마는 직장에 잘 댕긴다냐?
-1환 : 응 모두 잘 있어, 돈은 많이 땃는가?
-문산댁 : 돈 많이 따가지고 며느리 차 사줄란다 기다려라 잉
-1환 : 엄마 갈랑께 돈 많이 따소, 아짐들도 건강하쇼 잉
-문산댁 : 니나 건강해라 그라고 차 조심해라 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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