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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나의 삶 나의 인생 특집 64 / 어머니를 천당(天堂)으로 보내고 1)

역사야톡 2024. 10. 9. 19:51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나의 삶 나의 인생 특집 64 / 어머니를 천당(天堂)으로 보내고 1)

<어머님 오늘 하루를 어떻게 지내셨어요. 백날을 하루같이 이 못난 자식을 위해 손발이 금이 가고 잔주름이 굵어지신 어머님 몸만은 떠나있어도 어머님을 잊으오리까? 오래오래 사세요. 편히 한번 모시리다>

어제까지 마음속으로 가수 남진의 '어머니' 노래를 불렀습니다. 언젠가는 오늘이 있을 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뜻밖의 일이라 더욱 참담하기만 합니다.

언젠가는 꼭 가실 줄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렇게 가실 줄은 몰랐습니다. 주권조차 없는 나라에서 태어나셨고 89세가 되시도록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독재의 억압 속에서 척박한 삶을 사셨습니다.

못난 자식을 위해 한평생 고생만 하시다가 뚜벅뚜벅 태어난 고향으로 돌아가셨습니다. 30여 년 전에 잘난 아들 한번 보시려고 감옥에 면회를 오셔서 피눈물 흘리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문산양반은 수갑 찬 막둥이 아들이 TV에 나오는 것을 보시고 충격에 쓰러지셨고 끝내 차디찬 땅에 묻히셨습니다. 문산댁은 못난 아들을 가슴에 숨기고 반평생을 사셨습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손가락질받을 때도 문산댁은 통곡으로 사셨습니다. 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도 10년이 넘도록 취직조차 못 할 때도 문산댁은 피눈물로 사셨습니다.

'낳으실 때 괴로움 다 잊으시고 / 기르실 때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 진 자리 마른 자리 갈아 뉘시며 /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를 어떻게 잊겠습니까? 내일 문산양반 다시 만나시면 두 손 꼭 붙잡고 절대 놓지 마세요. 그리고 '한 많은 인생, 아름답게 살다왔다'라고 전해주세요.

오늘은 못난 아들이 피눈물을 흘립니다. 문산댁은 89세까지 88하게 사시다가 14일을 고생하시다 떠나셨습니다. 9988123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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