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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신문 낭주골] 63년 동안 여섯 임금을 섬긴 ‘최지몽’

역사야톡 2019. 11. 4. 20:04

[영암신문 낭주골] 63년 동안 여섯 임금을 섬긴 ‘최지몽’

 

서일환

영암 서호면 산골정마을 生

전 광주우리들병원 행정원장

역사야톡 1~6 저자

역사 칼럼니스트

 

최지몽(崔知夢)의 본명은 총진(聰進)이며 전남 영암 구림에서 해상무역을 통해 유력한 토착세력으로 성장한 최상흔의 아들로 태어났다. 63년간 여섯 임금을 섬긴 고려의 개국공신이자 낭주최씨의 시조이다. 불교경전인 무량수경을 주석한 대학자 현일(玄一)에게 경서와 역서를 배웠으며 천문과 복서에 정통했고 경사에 통달했다. 왕건(王建)은 역술에 뛰어난다는 명성을 듣고 18세의 최총진을 불렀다. 닭과 오리가 한 둥지에 있는 왕건의 꿈을 ‘왕건이 후삼국을 통일할 길몽이다’고 꿈을 해석하여 지몽(知夢)이라는 이름을 하사받았다. 최지몽은 왕건을 따라 종군하며 삼한을 통일하고 고려를 개창하는 데 크게 기여하여 개국공신으로 책봉됐다.

 

왕건은 6명의 왕후와 23명의 후궁으로부터 25명의 왕자와 9명의 공주를 낳았다. 제1왕후 신혜왕후 류씨는 후사가 없었고 제2왕후 장화왕후 오씨는 2대 혜종을 낳았다. 제3왕후 신명순성왕후 유씨는 3대 정종과 4대 광종을 낳았다. 제4왕후 신정왕후 황보씨는 6대 성종의 아버지인 추존왕 대종 욱(安宗 郁)을 낳았고 제5왕후 신성왕후 김씨는 8대 현종의 아버지인 추존왕 안종 욱(安宗 郁)을 낳았다. 왕건은 후백제를 정벌하기 위해 나주에 진출할 때 우물가에서 바가지에 버드나무 잎을 띄워 준 인연으로 만난 나주 호족 오다련의 딸을 제2왕후로 삼아 혜종을 낳았다. 왕건이 사망하고 혜종이 2대 임금으로 즉위했다.

 

왕규(王規)는 고려의 개국공신으로 종1품 대광(大匡)을 역임했다. 첫째 딸과 둘째 딸은 태조 왕건의 후궁이 되었고 셋째 딸은 혜종의 후궁이 되었다. 왕규는 왕건으로부터 혜종을 보필하라는 유지를 받들었다. 하지만 왕규는 외손자이자 왕건의 아들인 광주원군을 왕위에 앉히려는 야욕을 가지고 있었다. 최지몽은 하늘의 별을 보고 ‘멀지 않아 변란이 있을 것이니 거처를 옮겨야 한다’고 조언하여 왕규가 일으킨 혜종 시해음모를 막아냈다. 태조 왕건의 적통을 이어받은 혜종은 재위 3년 만에 34세의 일기로 사망했다.

 

최지몽은 3대 정종(定宗)으로부터 후대를 받았다. 4대 광종(光宗)이 왕권강화를 위해 구신세력을 숙청하고 신진세력을 등용하기 위해 최지몽이 술에 취해 무례를 범했다는 구실로 11년 동안 유배를 보냈다. 5대 경종이 즉위하자 복귀하여 종1품 내의령을 역임했고 왕승(王承)의 역모를 적발하여 왕권강화에 기여했다. 6대 성종이 즉위하자 정1품 수내사령으로 승진했다. 최지몽은 81세로 사망하자 고려의 신하로서 최고의 영예인 태자태부(太子太傅)에 증직됐고 민휴(敏休)의 시호를 받고 경종의 묘정에 배향됐다

 

월출산 자락 구림마을에 국암사(國巖祠)에 개국공신 최지몽을 향사했다. 국암사에는 최지몽을 주벽으로, 고려가 멸망하자 은둔한 최안우, 구림대동계를 재창건한 최진하, 정조 때 종2품 공조참판을 역임한 최몽안을 함께 배향했다. 매월당 김시습은 ‘남쪽 고을에 그림 같은 산이 있으니 달은 청천에서 오르지 않고 이 산에서 오르더라’며 월출산(月出山)을 ‘호남의 소금강’이라고 극찬했다. 월출산은 영암(靈巖)에 위치한 국립공원 20호로 지정된 명산이다. 구림마을은 일본 아스카 문화의 시조인 왕인박사, 풍수지리설의 대가로 왕건의 탄생을 예언한 도선국사, 고려의 건국공신으로 왕건의 삼한통일을 예언한 최지몽, 삼당시인이자 청백리이며 홍랑과 아름다운 사랑을 남긴 최경창 등이 탄생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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