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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책벌레 '김득신')

역사야톡 2019. 11. 15. 19:57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책벌레 '김득신')

 

김득신은 임진왜란 중 3대 대첩의 하나인 진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종2품 경상우도 병마절도사 김시민의 손자이며 종2품 경상도 관찰사를 지낸 김치의 아들이다 김득신은 어려서 천연두에 걸려 아둔했다

 

아버지 김치는 아들 김득신에게 공부를 멈추지 말라는 유언을 남긴 후 세상을 떠났다 김득신은 밥을 먹을 때도, 보행할 때도 책을 놓지 않았고 심지어 부인의 장례 때에도 곡을 하지 않고 책을 읽었다 1만 번 이상 읽은 책이 36권이라고 한다

 

김득신은 사마천이 남긴 사기열전(史記列傳)의 백이열전(伯夷列傳)을 11만 3,000번이나 읽었다 백이열전은 주나라를 건국한 무왕이 은나라 폭군 걸왕에 대한 공격을 반대하며 수양산에서 고사리만 먹다가 굶어 죽은 백이와 숙제의 이야기이다

 

김득신은 38세에 과거에 급제했고 59세에 성균관에 입학했다 학업에 열중하여 만년에 시인으로 이름을 남겼다 종2품 가선대부에 올라 안풍군(安豊君)에 책봉됐고 시와 술로 풍류를 즐겼다

 

김득신은 오언절구와 칠언절구에 능하여 문집 '백곡집', 시화집 '종남총지', 가전소설 '환백장군전(歡伯將軍傳)'과 '청풍선생전(淸風先生傳)'을 남겼다 80세의 나이에 화적떼들에게 피살됐다

 

김득신의 묘비명에는 '재주가 남만 못하다 스스로 한계를 짓지 말라. 나보다 어리석고 둔한 이도 없겠지만, 결국에는 이룸이 있었다. 모든 것은 힘쓰는 데 달려있을 따름이다.'고 적혀 있다

 

'글자가 생겨난 이후로 상하 수천 년과 종횡 3만 리를 통틀어 독서를 부지런히 하고 뛰어난 이로는 당연히 백곡을 제일로 삼아야 할 것이다'고 다산 정약용은 백곡 김득신을 극찬했다

 

龍湖(용호) / 김득신(金得臣)

古木寒雲裏(고목한운리) 고목은 찬 구름 속에 있고

秋山白雨邊(추산백우변) 가을산에 소나기 희뿌옇네

暮江風浪起(모강풍랑기) 저물어 가는 강에 풍랑 일어

漁子急回船(어자급회선) 어부가 급히 배를 돌리네

 

조선의 17대 임금 효종은 김득신의 백곡집(柏谷集)에 실린 5언절구 龍湖(용호)를 읽고 당나라의 시선 이백과 시성 두보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고 극찬했다

 

숙종 때 시인 김득신과 정조 때 화가 김득신은 동명이인이다 화가 김득신은 도화서 화원으로 김홍도의 영향을 받아 인물화와 풍속화를 잘 그렸다 고양이가 병아리를 물고 도망가는 김득신의 대표작 파적도(破寂圖)는 보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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