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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김장김치)

역사야톡 2019. 12. 13. 19:56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김장김치)

 

요즘은 겨우내 먹을 김치를 만드는 김장철이다 김장은 배추를 소금에 절여 천일염 젓갈 고춧가루 마늘 쪽파 미나리 생강 깨 등 온갖 양념을 한다 김치 담는 방법은 동쪽과 서쪽이 다르고 남쪽과 북쪽이 다르다

 

김치 맛은 어머니의 손맛에 따라 다르고 앞집과 뒷집이 다르다 시어머니의 손맛은 며느리도 모르고 자신도 모른다 그냥 김치 맛은 김치냉장고가 결정한다

 

통상 배추의 길이는 40~50cm 정도이며 무게는 3~6kg 정도이다 배추를 세로 4쪽으로 절단하여 김장을 하며 다시 가로 5cm 정도로 절단하여 식탁에 오른다

 

식당이모가 ‘김장김치는 칼로 썰면 맛이 없다’면서 손으로 쭉쭉 찢어주고 손가락을 입으로 쪽쪽 빨더니 다시 김치를 쭉쭉 찢어준다 단군 이래로 며느리도 모른다는 손으로 찢어먹는 김장김치의 맛의 정체를 파악했다

 

2,000년 전에 진시황은 중국을 통일하고 길이 부피 무게 등 도량형을 통일했다 부피는 물건의 겉으로 드러난 넓이를 말한다 직육면체의 부피를 구하는 공식은 <가로×세로×높이>이다

 

식탁에 칼로 썰어 올라온 김치는 길이 5cm × 폭 5cm × 두께 0.5cm 정도로 부피는 12.5㎤ 정도이다 칼로 썰지 않고 손으로 세로 방향으로 찢은 김치는 길이 45cm × 폭 2.5cm × 두께 0.5cm 정도로 부피는 대략 56.25㎤ 정도이다

 

다시 말해서 칼로 썰면 양념이 12.5㎤ 정도 묻어 있고 손으로 찢으면 양념이 56.25㎤ 정도 묻어 있어 양념이 22.22배가 차이 난다 일반김치와 보쌈김치의 차이처럼 양념이 묻어 있는 차이가 김치 맛의 차이를 나타내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고기와 함께 먹어서 맛있을 수 있고 위와 아래를 함께 먹어서 맛있을 수도 있다 또 새김치라서 맛있을 수 있고 함께 먹어서 맛있을 수도 있다 어쩌면 누구의 것을 누구와 먹는가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배추마다 크기가 다르다', '같은 배추여도 위와 아래의 두께가 다르다', '집집마다 양념의 차이가 많다', '손가락 빨며 찢어주면 안 먹는다', '요즘은 김장을 하지 않는다', '요즘은 김치 안 먹는다', '고향에서 해 준 김치만 먹는다' 등 생각이 다양하다

 

혹시 이런 생각을 했거나 저런 질문을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분명히 '꼰대'라는 별명의 주인공일 것이다 꼰대는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사람을 말한다

 

누구는 반신욕을 왼쪽과 오른쪽 반반씩 하던가요? 아니면 상체를 물에 담그던가요? 토마토 껍질을 깎아 먹던가요? 스무디를 얼음 빼고 먹던가요? 아이스커피를 뜨겁게 마시던가요? 웃자는 이야기에 죽자고 달려들지 않아야 꼰대 소리를 듣지 않는다

 

삼국시대 영화에 된장에 고추를 찍어 먹기도 하고 고려시대 드라마에 물방앗간에서 사랑을 하기도 한다 고추는 임진왜란 전후에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하며 물레방아는 연암 박지원이 청나라에서 가져온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 김치는 뭐니뭐니해도 묵은김치가 최고다 사람도 오래된 친구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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