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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식민지 예술인 특집 / 10 납북문학인 ‘김기림’)

역사야톡 2020. 1. 28. 19:52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식민지 예술인 특집 / 10 납북문학인 ‘김기림’)

 

<나의 소년 시절은 은(銀)빛 바다가 엿보이는 그 긴 언덕길을 어머니의 상여(喪輿)와 함께 꼬부라져 돌아갔다. / 내 첫사랑도 그 길 위에서 조약돌처럼 집었다가 조약돌처럼 잃어버렸다. / 그래서 나는 푸른 하늘 빛에 혼자 때없이 그 길을 넘어 강(江)가로 내려갔다가도 노을에 함뿍 자줏빛으로 젖어서 돌아오곤 했다.> 김기림 시인의 ‘길’의 일부이다

 

김기림(金起林)은 함북 학성에서 태어난 시인이자 평론가이며 본명은 김인손(金仁孫)이다 서울 보성고보를 중퇴하고 일본 니혼대학을 졸업하고 조선일보 기자가 되었다 도호쿠 제국대학 영문과를 졸업했다

 

조선일보에 시 ‘가거라 새로운 생활로’와 평론 ‘오후와 무명작가들 - 일기장에서’를 발표하며 문단에 등단했다 김기림은 카프파의 계급문학과 백조파의 낭만주의를 비판하며 이상 정지용 박태원 등과 ‘구인회’를 결성했다

 

시집 ‘기상도(1936)’, ‘태양의 풍속(1939)’, ‘바다와 나비(1946)’ 등을 발표했다 태평양전쟁이 일어나자 낙향하여 경성중학교 교사로 부임했다 해방 이후 소련군이 점령하자 월남하여 임화 이태준 등과 함께 좌익 계열의 조선문학가동맹에서 활동했다

 

대한민국이 수립되어 미군정이 조선문학가동맹을 탄압하자 우익으로 전향하여 중앙대 연세대 서울대 등에서 강의를 하였다 한국전쟁 중에 부인과 5남매를 남겨두고 납북되어 아직까지도 생사가 확인되고 있지 않다

 

요절한 천재시인 이상은 자신의 유고집에 '암만해도 성을 안 낼뿐더러 누구를 대하든 늘 좋은 낯으로 대하는 타입의 우수한 견본'이라고 김기림을 소개했다 김기림의 작품은 1988년 해금됐다

 

<용광로에 불을 켜라 새나라의 심장에 / 철선을 뽑고 철근을 늘리고 철판을 펴자 / 시멘트와 철과 희망 위에 /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 세워가자> 2019년 8.15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기림을 직접 언급하며 '새나라 송(頌)'을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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