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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전라도]국립공원 20호 영암 '월출산'

역사야톡 2020. 7. 9. 19:52
[역사 속 전라도]국립공원 20호 영암 '월출산'

서일환<역사 칼럼니스트>

월출산(月出山)은 소백산계의 무등산 줄기에 속하는 산악형 국립공원으로 1988년 6월11일 20번째로 지정됐다. 가장 높은 봉우리는 해발 809m 천황봉(天皇峯)이고 장군봉, 사자봉, 구정봉, 향로봉 등이 연봉을 이룬다. 천황사-천황봉-도갑사, 도갑사-천황봉-금릉 경포대, 금릉 경포대-천황봉-천황사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다.

월출산 북쪽은 산세가 날카로운 돌산으로 영산강의 수계인 영암천이 흐르며, 남쪽은 산세가 완만한 흙산으로 탐진강의 수계인 금정천이 발원한다. 월출산의 최고봉인 천황봉과 아홉 개의 웅덩이가 있는 구정봉을 경계로 북쪽은 영암군을 이루고 남쪽은 강진군을 이룬다. 북쪽에는 영산강이 흐른다.

성종 때 편찬된 동국여지승람에는 신라시대에는 월나산(月奈山), 고려시대에는 월생산(月生山)으로 불렀다고 기록됐다. 영조 때 편찬된 여서지도에는 조선시대부터 월출산으로 불렸다고 기록됐다.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호남 제일의 장관으로 손꼽히며 호남의 소금강이라고 부른다.

보름달이 뜨는 영암 월출산

고려 명종 때 문장가인 김극기는 “이름만 듣고 오래도록 의심만 품었는데 한 번 보자 얼음이 풀리듯 알겠도다.”라고 월출산을 예찬했다. 조선 세조 때 생육신의 한 사람인 김시습은 “남쪽 고을의 한 그림 가운데 산이 있으니, 달은 청천에서 뜨지 않고 이 산간에 오르더라.”라고 월출산을 노래했다.

다산 정약용은 영암 월출산을 돌아 강진으로 유배길을 떠난 지 5년 만에 월출산 정상에 올라 “영암 고을 월출산에 신령스러운 돌이 있다.”고 하였다. 아버지의 고향이 영암인 가수 하춘화는 “달이 뜬다 달이 뜬다 둥근 둥근 달이 뜬다 월출산 천왕봉에 보름달이 뜬다”라고 천황봉을 노래했다.

옛날에 월출산에는 움직이는 바위라는 뜻의 동석(動石) 3개가 있었는데, 중국인이 이 바위 3개를 산 아래로 떨어뜨리자 그 가운데 하나가 스스로 올라와서 “영암(靈巖)”이라 부른다. 동쪽을 바라보고 있어 해가 떠오르는 오전에 뚜렷하게 볼 수 있는 ‘월출산 큰 바위 얼굴’의 정기를 받아 영암에는 큰 인물이 나온다고 전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월출산 구름다리’는 사자봉 협곡과 매봉 사이를 잇는다. 월출산에서 흐르는 물줄기가 무명베를 길게 늘어놓은 것처럼 보인다하여 붙여진 ‘금릉 경포대’에는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봄이 든다. 한반도에서 마지막 가을까지 남아 있는 갈대밭은 억새가 우거져서 은빛물결을 이룬다.

아름다운 전설이 만든 영암

큰 암벽 위에 조각되어 있는 월출산 마애불좌상은 국보 제144호로 지정됐다. 월남사지 모전석탑은 보물 제298호, 월남사지 석비는 보물 제313호로 지정됐다. 도선국사가 창건한 도갑사의 해탈문은 국보 제50호, 석조여래좌상은 보물 제89호로 지정됐다. 원효대사가 창건한 무위사의 극락전은 국보 제13호, 선각대사 편광탑비는 보물 제507호로 지정되어 영암은 볼거리 천지이다.

임금님에게 진상했던 숭어알로 만든 ‘어란’, 다리가 세 개가 아닌 가늘어서 이름 붙여진 ‘세발박지’, 영산강 개펄의 조간대(潮間帶)에서 서식하는 ‘짱뚱어’, 꽃이 과실 안에서 피어 밖으로 보이지 않아 꽃이 없는 열매로 알려진 ‘무화과’, 과실의 왕은 감이요 감의 왕은 대봉으로 알려진 ‘대봉’ 등 영암은 먹거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임진왜란 때 폐사되어 복구한 법화종의 천황사, 도선국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도갑사, 원효대사가 창건한 무위사 등이 월출산을 대표하는 사찰이다. 진각국사가 창건한 월남사는 정유재란 당시 왜군에 의해 소실되어 빈터에 삼층석탑과 진각국사비가 있다. 왕인박사 탄생설화가 전해지는 왕인박사와 도선국사가 탄생한 구림마을은 22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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