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민씨족당 특집 / 12 명성황후의 비선실세 ‘진령군’)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민씨족당 특집 / 12 명성황후의 비선실세 ‘진령군’)

-첫째는 마음을 반대로 먹고 음험한 자
-둘째는 말에 사기성이 농후한데 달변가인 자
-셋째는 행동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고 고집만 센 자
-넷째 뜻은 어리석으면서 지식만 많은 자
-다섯째 비리를 저지르며 혜택만 누리는 자

'통치자가 제거해야 할 다섯 가지 유형의 인물이 있는데 도둑질하는 자는 포함하지 않는다 꼭 제거해야 하는 자는 강도짓을 하고 담장을 넘는 도둑이 아니다 바로 나라를 뒤엎을 자를 제거해야 한다'라고 공자는 말했다

'천하를 다스리는 일은 군자가 여럿 모여도 모자라지만 망치는 일은 소인 하나면 족하다'고 송사에 기록됐다 송사(宋史)는 북송과 남송의 320년의 역사를 원나라에서 기록한 역사서이다

맹모는 맹모삼천지교로 아들을 성인으로 만들었고 말희 달기 포사 등은 나라를 멸망하게 만들었다 신사임당은 아들을 대학자로 만들었지만 장녹수 김개시 장희빈 등은 군주를 몰락하게 만들었다

진령군(眞靈君)은 조선 말기의 무속인으로 관우의 딸을 자칭하며 명성황후의 총애를 받아 진령군에 봉해졌다 천신인 여성에게 군(君)의 작호를 하사한 것은 조선 500년 동안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진령군은 명륜동에 무당집을 짓고 권세를 누렸다

종두법을 개발한 형조참의 지석영은 '진령군은 재물을 축내며 요직을 차지하고 농간을 부린 요사스러운 계집이다'고 고종실록에 평가했다 승선원일기에도 '요사스런 여자 진령군은 나라에 해독을 끼친 원흉이고 대악(大惡)이다'고 기록됐다

진령군은 출신연도나 출신지역도 알 수 없고 무당이라는 사실만 알려졌다 명성황후는 외척들의 부정부패로 임오군란이 일어나자 충청도 장호원으로 도망갔다 명성황후는 무당을 절대적으로 신임하며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났다

진령군은 매관매직도 모자라서 매일 굿판을 벌여 국고를 탕진했다 명성황후가 을미사변을 사망하자 진령군도 사망했다 명성황후와 진령군은 조선을 멸망하게 만든 장본인의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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