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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병원에피소드특집 / 43 ‘을’ 질하는 환자)

역사야톡 2021. 11. 21. 19:57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병원에피소드특집 / 43 ‘을’ 질하는 환자)

17년 전 병원을 개원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일이다 중년의 남자가 이른 아침에 가장 먼저 병원에 도착하여 자리에 앉아 신문을 보았다 한참 후에 원무과직원 외래간호사 검사실직원 약사 등이 차례로 출근했다

9시가 가까워지자 많은 환자와 보호자들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10시가 되자 조금 한가해졌는지 원장이 면담을 요청하자 진료실로 내려갔다 그런데 가장 빨리 온 중년의 남자는 계속 신문을 보고 있었다

보통 병원은 월요일과 토요일에 가장 바쁘다 토요일이 쉬는 병원은 금요일 오후가 바쁘다 또한 명절이나 연휴 다음날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물론 아침 진료시작 시간과 오후 진료시작 시간에 무척 바쁘다

-1환 : (손가락으로 중년의 남자를 가르치며) 수간호사 혹시 저분은 누구인가요?
-수간호사 : 모르겠는데요 (옆에 있는 간호사를 향해) 누구예요?
-간호사 : 모르겠는데요

곧바로 진료실에 들어가서 원장과 대화를 하고 있는데 노크 소리가 들린 후에 수간호사가 들어온다

-수간호사 : 원장님 큰일 났습니다
-원장 : 무슨 일있습니까?
-수간호사 : 사실은 오늘 제일 먼저 온 환자분을 실수로 빼먹고 아직도 진료를 못 했습니다

-원장 : 행정원장님 안 바쁘시면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먼저 그분 진료를 봐야겠습니다
-1환 : 네 그렇게 하십시요

(그러던 중에 중년의 남자가 무턱대고 진료실에 들어온다)

-원장 : 아버지 웬일이세요 연락도 없이 이렇게
-중년 : 바쁠 것 같아 접수하고 면담 좀 하려고 기다렸는데 기회를 안 주시네

-원장 : 아버지 어디 아프세요
-중년 : 아니 아픈 것은 아니고 (중얼 중얼 집안일을 알린다)

수간호사와 간호사가 들어와서 중년의 남자와 원장에게 고개를 숙이면 연신 죄송하다고 한다

-중년 : 괜찮아요 나보다 아프신 환자가 우선이죠 이제 용건이 끝나서 돌아갑니다 수고들 하십시오

원장 수간호사 간호사 행정원장까지 따라나가자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인사하자 중년의 남성은 나오지 말라고 당부하고 묵묵히 나갔다 수간호사가 원장에게 진짜 아버지냐고 묻자 진짜 아버지 말고 가짜 아버지도 있겠냐고 한다

보통의 원장의 아버지라면 ‘나 원장 아버지인데 원장 나오라고 해’라며 큰소리를 쳤을 것이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고 원장의 아버지의 갑질이 아닌 을질에 감동했다 그분이 원장이라는 것에 감사하며 15년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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