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나의 삶 나의 인생 특집 2 / 광주에서 자취를 시작하여 2) 전라남도 광주시에서 시작하는 자취생활은 너무나 황홀했다. 좁디 좁은 단칸방에 공동화장실을 사용했지만, 우물물 대신 수돗물을, 아궁이불 대신 연탄불을, 검은 보리밥에서 흰색 쌀밥으로 변모하는 자취생활이 너무 좋았다. 자취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은 연탄이 꺼지는 문제였다. 꺼지는 연탄보다 살리는 번개탄이 많이 들었다. 당시에는 가스렌즈 냉장고 세탁기 TV 등은 엄두도 내지 못할 아득한 시대였다. 할머니가 광주 자취방에 올라 오셔서 밥을 해주신 적이 있었다. 고향 집에 쌀을 가지러 내려 갔다가 쌀 한 가마니와 생닭을 붉은 모자기에 싸서 가지고 올라왔다. 할머니는 가져오라는 쌀은 안 가져오고 무슨 찹쌀하고 콩, 팥, 녹두,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