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 29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14 개헤엄)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14 개헤엄) 일제 강점기에 현준호가 조선총독부의 비호를 받아 조선증미계획의 일환으로 영암군 서호면과 군서면을 사이로 흐르는 서호강을 간척하여 9,999 마지기의 거대한 학파농장을 만들었다 서호동 학파동 죽림동 남하동 무송동 등 마을까지 생겼다 산골정에서 오리를 걸어 가면 영산강과 서호강이 만나는 곳에 뻘밭이 있었다 뻘밭에는 숭어 짱뚱이 운주리 때가니 맛 게 조개 낙지 등 바닷고기가 많았다 뻘밭에 가기 위해 먼저 헤엄을 배워야 한다 논 한가운데 노깡이 묻어있는 장구새암이나 도내기둠벙에서 물어 뜨는 방법을 익힌 다음 댓골방죽으로 올라가서 정식적으로 헤엄을 친다 댓골방죽을 왕복하면 헤엄을 친다고 하였다 그리고 나면 뻘밭에 가서 고기를 잡았다 국민학교 5학년 여름방학을 ..

카테고리 없음 2023.09.30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13 남녀합반)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13 남녀합반) 서호중학교는 장천국민학교 서호북국민학교 서산국민학교 3개 학교의 학생들이 모였다 국민학교는 1반부터 2반까지 있었고 1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계속 1반만 하였다 중학교에 올라가자 1반은 남자이고 2반은 남녀 합반이며 3반은 여자였다 중학교 1학년 2반은 남자가 운동장쪽 1분단 2분단 3분단에 앉았고 여자는 복도쪽 4분단에 앉았다 모든 수업시간은 괜찮았지만 체육시간에 체육복을 갈아입을 때는 숫자가 적은 여자들이 음악실을 이용했다 3월이라 아직 교복은 없고 사복을 입었다 기술시간은 숫자가 많은 남자는 교실에 남아 수업했고 여자는 음악실로 옮겨서 수업했다 그런데 어느 날 기술 선생님이 출장을 갔다면서 자율수업을 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여자들이 교실을 옮..

카테고리 없음 2023.09.29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12 학교숙제)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12 학교숙제) 국민학교 때는 왜 그렇게 학교에 제출하는 것이 많은 지 모른다 1년에 12번 육성회비를 납부하면 국어책 앞에 붙인 징수카드에 도장을 찍어줬다 육성회비를 내지 못한 학생은 교실 앞으로 끌려가서 손바닥을 맞았다 1년에 두 번이나 변검사를 하였다 비닐봉지에 변을 받아 가야 하는데 변을 받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어떤 친구는 개똥을 받아 가서 엄청나게 매를 맞기도 하였다 그때는 왜 그렇게 많은 폭행이 있었는지 모른다 학기가 시작되면 교실 바닥을 청소한다고 바닥 걸레를 만들어 오라고 하였다 집에 재봉틀이 있는 가정은 많지 않았고 손으로 걸레를 만든다는 것도 쉽지 않았다 차가운 교실 바닥에 겨울방학 전에 양말을 신지 못하는 학생도 많았다 여름방학이 끝나면 ..

카테고리 없음 2023.09.28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11 가정방문)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11 가정방문) 국민학교에서 학년이 올라가면 환경조사를 하였고 가정방문을 하였다 자택인지 전세인지 월세인지 파악하고 다시 자동차 피아노 TV 냉장고 전화 등을 확인했다 자동차와 피아노는 꿈속의 이야기였고 겨우 TV와 냉장고가 있었다 전화는 동네마다 첫집이나 이장집에 한 대씩 설치하여 서울에서 전화가 오면 동네방송을 하여 전화를 받게 하였다 우리집은 모개잿등 아래 첫집이라 공동 전화가 설치됐다 그래서 전화를 받으라는 동네 방송을 하곤 하였다 국민학교 때는 담임 선생님이 가정방문을 하면 오전 수업만 하고 귀가한다 학부모들은 계란 열 개를 짚으로 묶어서 주기도 하였다 부잣집에서는 씨암탉 한 마리를 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대다수는 씨암탉은커녕 계란조차 생각하지 못했다 세 개..

카테고리 없음 2023.09.27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10 테레비)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10 테레비) 어린 시절 산골정에는 텔레비전이 없어 영구집권을 위한 유신헌법을 ‘한국적 민주주의’라던 뉴스도 라디오를 통해 들었고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라던 홍수환의 4전 5기의 권투도 라디오로 들었다 국민학교 몇 학년 때인가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우산양반집에 처음으로 금성 흑백 테레비가 들어왔다 4개의 다리가 달린 상자에 달린 자바라를 좌우로 열면 테레비 화면이 나온다 여름이면 마당에 덕석을 깔고 모깃불을 피우고 동네 사람들이 함께 보았고 겨울이면 친척들만 겨우겨우 들어가서 테레비를 볼 수 있었다 그나마 9시 뉴스가 모두가 귀가하는 약속을 지켰다 아∼∼ 아하∼아아아아∼ 하고 외치는 ‘밀림의 왕 타잔’ 전 국민을 반공방첩의 전사로 만든 ‘전우’ 미국의 위대함을 ..

카테고리 없음 2023.09.26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9 고향길)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9 고향길) 초등학교는 애향단장이 깃발을 따라 왼쪽 길로 걸어서 학교에 다녔다 가끔씩 신작로에 먼지를 내고 지나가는 트럭을 뒤따라 달려가기도 하였다 막차가 들어가는 시간에는 올 사람도 없는데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을 구경을 나가기도 하였다 중학교는 자전거로 모개잔등을 넘어 학교에 다녔다 동네 앞으로 강원여객과 광전교통의 시외버스가 하루에 2번 왕복했다 태백 금강 성재 등 안떼에서 사는 여학생들은 버스를 타고 다녔고 남자들은 대부분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산골정은 고작 오리 거리라서 걷기도 좋았고 자전거 타기도 좋았다 안떼 학생들은 10리에서 20리까지 되는 통학길을 자전거로 다닌다는 것은 여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린 다음 날은 비포장도로의 자전..

카테고리 없음 2023.09.25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8 서리)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8 서리) 중학교 2학년 가을에 벼베기 농번기를 하였다 복건네 논에서 벼베기를 하던 중에 라디오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농번기가 끝나고 등교하여 담임 선생님을 따라서 면사무소에 대통령 사진을 보고 가서 향을 피우고 절을 하였다 전두환 국군 보안사령관이 합동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고 김재규는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라는 말을 남기고 처형됐다 전두환은 중앙정보부장 서리(署理)에 이어 국보위(國保衛) 상임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서거(逝去)는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김으로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의 죽음을 말한다 박정희가 김재규에게 살해됐다 서리(署理)는 결원을 대신하는 권한대행을 말하며 전두환이 보안사령부와 중앙정보부의 권한을 독점했다 박..

카테고리 없음 2023.09.24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7 명절)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7 명절) 곤이종면(昆二終面)은 일제 강점기에 서쪽의 영산강에 접하고 있다 하여 서호면(西湖面)으로 개칭했다 산골정은 가미카제를 뜻하는 신풍(神風)으로 변경하고 장복골을 려몽연합군을 물리쳤다는 뜻으로 영풍(靈風)으로 변경하여 쌍풍리(雙豊里)라고 하였다 산골정은 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천서씨의 소호종가(蘇湖宗家)이다 산골정은 큰 동네와 작은 동네로 나누어졌다 작은 동네는 산골정에서 혼인을 하면 새로 살림을 내어주어 새로 생긴 터라는 뜻에서 새터마을이라 한다 설날 아침이면 형제들끼리 모여서 큰집 작은집 등 대소가(大小家)에 세배를 다닌다 산골정은 모두가 친척이 되기 때문에 10촌 이상의 먼 집안은 다음날 세배를 다녔다 당숙에게 세배 중에 다음 형제들이 들어오면 거기..

카테고리 없음 2023.09.23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6 산골정)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6 산골정) 산골정(産骨亭)의 상징은 산골 은적산 대박산 소호정 등이다 산골정은 대박산 기슭에 자리 잡은 이천서씨 집성촌이다 정2품 한성판윤을 역임한 서숙명이 연산군 때 전라도 해남에 유배됐고 서홍명의 손자 서홍필이 산골정에 입향했다 산골정(産骨亭)은 산골이 나오는 마을로 두메산골이 아니라 바닷가 마을이다 산골(山骨)은 산화철의 일종이 산골이 생산되어 산골정이라고 한다 산골은 동의보감에는 부러져 다친 곳을 치료하며 본초강목에는 전염병 예방에 사용한다고 기록됐다 은적산(銀積山)은 은이 쌓였다는 산으로 영암군 서호면과 학산면을 경계로 남북으로 뻗어 있다 대박산(大朴山)은 장원급제자의 관모 형상을 하고 있으며 관봉 관대봉 간대바위 등으로 불렀다 추석날 아침에는 송편과 과..

카테고리 없음 2023.09.22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5 소풀뜯기)

(서일환의 역사이야기 / 고향 특집 / 5 소풀뜯기) 옛날에는 집집마다 마당 가장자리에는 소가 있었다 여름방학이 되면 해 질 무렵에 소풀뜯기를 하였다 손재주가 좋은 친구들은 소를 풀이 많은 곳에 매어두고 지게에 소깔을 한 바지기를 베었다 소는 말을 잘 들었지만 염소는 말을 듣지 않았다 국민학교 2학년 여름에 옆집 형인 개구리를 잡는 것을 구경하다가 낫이 이마에 박혀 이마에 낫을 꽂은 채로 집으로 달려갔던 기억 때문에 낫을 잡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살아남은 것만으로 행운이다 그때부터 머리가 미련해졌다 겨울방학이 되면 아버지는 작은방 아궁이에서 볏짚에 죽재와 콩을 넣어 장작불로 소죽을 끓여 먹였다 작은방 아랫목의 이불을 걷으면 검게 타서 변한 바닥이 보였다 가끔 숯불에 고구마를 구워 먹었다 소를 키워 쟁기..

카테고리 없음 2023.09.21